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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내 몫이야” – 가족을 품은 오빠의 말

by 5wever 2025.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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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돌보는 일은 누군가 혼자 짊어질 수 있는 몫이 아닙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책임을 조용히 감당하고, 누군가는 그 희생에 마음 깊이 감사할 뿐입니다. 이 글은 어머니를 모시는 과정 속에서 ‘이제는 내 몫’이라며 가족의 짐을 나누는 오빠의 말과, 그 말에 눈물을 흘린 누나의 이야기 입니다.


우리 곁에 아들 같은 딸, 언니가 있었다

우리 형제들 중 제일 큰언니는
오빠보다도 훨씬 먼저 어른이 되어야 했던 사람이었다.
우리는 아직 철이 없었고,
엄마는 바빴고,
아버지는 일찍 세상을 떠나셨다.

그래서 언니는 자연스레
엄마의 오른팔이 되었고,
우리들에겐 반쯤 엄마 같은 존재가 되었다.

사실  ‘아들 같은 딸’이라는 말이 딱 맞는 사람이 
바로 우리 언니였다.
무거운 짐도 잘 들었고,
엄마가 울면 제일 먼저 곁에 있었던 사람도
언제나 언니였다.

 

세월은 흘렀고,
엄마는 지금 많이 아프시다.
처음 병세가 시작됐을 땐
언니가 제일 먼저 손을 내밀었다.
“엄마, 우리 집에서 지내요,엄마는 내가 봐드릴게.”

누구보다 자연스럽게,
누구보다 먼저 나섰다.
엄마는 그렇게 언니의 집에 머무르셨고,
그 시간 동안 언니와,함께 힘을 더했던 형부는
말로 다 하지 못할 고생을 했다.


말없이 품은 미안함, 오빠의 선택

엄마의 병세가 점점 깊어지면서
더 많은 돌봄이 필요해졌을 때,
오빠는 말이 없어졌다.

우리는 눈치챘다.
언니에게도, 매형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걸.
자신이 ‘장남’이라는 위치 때문만은 아니었다.
가족으로서,
진심으로 누나의 수고에 마음이 무거웠던 것이다.

어느 날, 오빠는 조용히 말했다.
“이제 엄마를 우리 집으로 모실게.”

우리는 놀라지 않았다.
그 말은 이미 오래전부터
오빠 마음속에서 준비되었으리란 걸 알았으니까.

하지만 그날, 엄마를 모시러 가던 날
오빠가 누나에게 했던 한마디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울렸다.

“누나, 그동안 애 많이 썼어.
이제부터는 나의 몫이야.
엄마가 다시 누나네로 오시지는 않을 거야.”

그 말을 듣는 순간,
언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입술을 꾹 깨물었지만,
참고 있던 눈물이 결국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건 단순한 돌봄의 교대가 아니었다.
한 형제가 다른 형제에게
깊이 고개 숙이며 전하는
존경과 책임의 선언이었다.


말보다 큰 사랑은 이렇게 전해진다

우리는 종종 가족끼리는 말하지 않아도 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진심은,
때로 작은 한마디의 말로,
한순간의 배려
비로소 깊이 전해진다.

그날 오빠의 말 한마디는
언니에게 단순한 위로가 아니었다.
그건 누군가 자신의 몫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순간에 느껴지는
‘신뢰’와 ‘감동’이었다.

누나는 그 말 한마디로
자신이 했던 수고가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누군가는 지켜보고 있었고,
누군가는 감사해하고 있었음을.

그리고 오빠는
자신의 방식으로
가족을 품는 사람이었다.
그건 묵직했지만, 따뜻했고,
무뚝뚝하지만 누구보다 진심이었다.


가족이기에 가능한 말, “이제는 내 몫이야”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나눈다.
어떤 이는 먼저 손을 내밀고,
어떤 이는 조용히 그 손을 이어받는다.

“이제는 내 몫이야.”
그 한마디 속에는
수많은 감정과 고마움, 책임과 사랑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엄마의 병든 시간을
함께 견뎌낼 수 있는 가장 단단한 힘이 될것이다.